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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는 삶

콜레스테롤 수치, 무조건 낮아야 할까?

by dokdoyoo 2025.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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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테롤, 정말 낮춰야만 할까?

우리는 흔히 콜레스테롤을 건강의 적으로 인식합니다. TV 광고나 건강 검진 결과표에서도 총콜레스테롤이 높다고 경고받으면 당장 기름기 있는 음식을 줄이고 약을 복용해야 할 것만 같은 압박을 느낍니다. 그러나 과연 콜레스테롤은 무조건 낮춰야 할 '악당'일까요? 최근 국내외 다수의 연구들이 이 통념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콜레스테롤의 역할, 오해, 그리고 건강과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풀어보고자 합니다.

콜레스테롤이란 무엇인가?

콜레스테롤은 지질(지방)의 일종으로,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한 물질입니다. 세포막을 구성하고, 호르몬을 생성하며, 담즙산과 비타민 D를 합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콜레스테롤은 간에서 대부분 생성되며, 나머지는 음식으로부터 흡수됩니다.

콜레스테롤은 혈액 속에서 수용되지 않기 때문에 '지단백'이라는 운반체와 결합하여 이동합니다. 이때 저밀도지단백(LDL), 고밀도지단백(HDL), 초저밀도지단백(VLDL)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 LDL 콜레스테롤: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져 있으며, 과도하게 많으면 혈관 벽에 침착되어 동맥경화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HDL 콜레스테롤: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리며, 혈관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되돌려 보내 제거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 VLDL: 주로 중성지방을 운반하며, 과도하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콜레스테롤 수치, 무조건 낮아야 할까?

전통적인 의학에서는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고 판단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러한 시각에 반기를 드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연구로는 2019년 가톨릭관동대학교 이상욱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이 있습니다. 이들은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1,281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으며, 총콜레스테롤 수치와 사망률 사이에 U자형 곡선 관계가 있음을 밝혔습니다. 즉, 콜레스테롤 수치가 너무 낮거나 너무 높으면 사망률이 증가하고, **적정 범위(210~249mg/dL)**에서는 사망률이 가장 낮았습니다.

이 연구는 기존의 '낮을수록 좋다'는 인식을 반박하며, 콜레스테롤의 역할을 재평가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2016년 BMJ에 실린 노르웨이 연구에서도 60세 이상 노인에서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오히려 전체 사망률이 낮았다는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이는 노화 과정에서 콜레스테롤이 면역 기능 유지와 세포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너무 낮은 콜레스테롤, 더 위험할 수 있다

콜레스테롤이 너무 낮으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우선, 호르몬 생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콜레스테롤은 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 등)의 전구체로, 지나치게 수치가 낮아지면 성기능 저하, 피로감, 우울감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뇌세포막 구성에도 콜레스테롤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지기능 저하, 치매와의 연관성도 일부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게서 우울증, 자살 충동, 불안 장애 등이 빈번하게 관찰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게다가 HDL 수치가 지나치게 낮으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며, 세포 회복과 면역 기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콜레스테롤을 둘러싼 오해들

  1. 콜레스테롤은 모두 나쁘다?
    → 콜레스테롤은 체내 생리활동에 필수적인 물질입니다. HDL은 오히려 건강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며, LDL 역시 일정량은 필요합니다.
  2.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무조건 약을 먹어야 한다?
    → 생활습관 개선 없이 약에만 의존하는 것은 부작용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약물 복용은 의학적 판단에 따라 이뤄져야 하며, 무조건적인 약 복용은 지양해야 합니다.
  3. 지방을 먹으면 콜레스테롤이 올라간다?
    → 콜레스테롤 수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단순히 지방 섭취만이 아닙니다. 탄수화물 과잉 섭취, 운동 부족,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이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콜레스테롤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

  1. 적절한 지방 섭취
    트랜스지방이나 포화지방은 줄이고, 오메가-3 지방산이나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음식(등푸른 생선, 견과류, 아보카도 등)을 섭취합니다.
  2. 규칙적인 운동
    걷기, 자전거,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은 HDL 수치를 높이고, 중성지방을 낮추는 데 효과적입니다.
  3. 스트레스 관리와 수면 개선
    만성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은 호르몬 불균형과 함께 콜레스테롤 대사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충분한 수면과 명상, 취미활동 등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정기적인 건강검진
    콜레스테롤 수치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피검사를 통해 모니터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결론: 콜레스테롤, 숫자가 전부가 아니다

콜레스테롤은 단순히 수치로만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콜레스테롤이 높다고 무조건 나쁜 것도, 낮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나의 체질, 생활습관, 나이, 질병 이력 등을 고려한 균형 있는 판단입니다.

콜레스테롤 수치는 하나의 참고 지표일 뿐이며, 이를 낮추기 위해 무작정 약을 먹는 것보다는,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고 올바른 식습관과 운동, 스트레스 관리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참고 논문 및 자료:

  • 이상욱 외 (2019), “총콜레스테롤 농도와 사망 위험 사이의 U자형 연관성”, Scientific Reports
  • Ravnskov U et al. (2016), “Lack of an association or an inverse association between low-density-lipoprotein cholesterol and mortality in the elderly: a systematic review”, BMJ Open
  • Cerner Health Library, "Understanding Your Cholesterol Numbers"
  •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삼성서울병원 건강정보 등

콜레스테롤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바탕으로, 지나친 공포보다는 건강한 습관을 통해 몸의 균형을 지켜나가는 것이 진정한 건강관리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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